여기까지 버티며 고민을 털어놓은 것만으로도, 이미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. 지금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고 무거울지 상상이 가고, 그만큼 이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.
<현재 상황을 인정하는 용기>
질문자님이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. 내신 바닥, 출결 문제, 진로 고민, 수학 포기, 자신감 상실… 어느 하나도 쉬운 게 아닌데, 그 모든 걸 안고 ‘그래도 뭔가 해보려는 마음’을 아직 품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. 지금 이 글을 쓴 순간이, 앞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.
<진로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회복>
승무원, 아나운서, 미용 등 다양한 직업에 관심이 있다고 했는데, 아직 직업보다는 ‘기본 체력과 정신력 회복’이 먼저입니다. 어떤 길을 가든 결국 ‘자기 관리 능력’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. 지금은 '성적'이 아니라 ‘리듬’을 다시 세우는 게 우선이에요.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, 학교 가는 것, 하루에 한 문장씩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것… 이런 작은 루틴이 다시 자신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.
<공부는 과목이 아니라 흐름이다>
수학이 안 되면, 당장은 포기해도 괜찮습니다. 하지만 ‘국어’와 ‘영어’는 문과에서 어떤 길을 가든 기본이 됩니다. 특히 영어는 말씀하신 것처럼 꾸준히 해온 과목이니, 여기를 중심축으로 삼아 다시 공부 리듬을 잡는 게 좋아요. 영어 학원도 좋고, 인강이라도 하루 30분씩 정해진 시간에 듣는 식으로 ‘생활의 틀’을 세우는 게 먼저입니다.
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. 문제집을 풀기보단 짧은 독서나 글 요약부터 시작해 보세요. ‘잘하려고’ 하지 말고 ‘꾸준히 하려고’만 해도 됩니다.
<진로는 지금 당장 정할 필요 없습니다>
승무원, 미용, 아나운서… 다 사람 앞에 서는 직업이고, 기본적으로 ‘표현력’, ‘자기관리’, ‘외국어 능력’이 중요합니다. 이 직업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, 그에 필요한 기초부터 하나씩 해보는 것도 괜찮아요. 하지만 지금은 진로를 정하는 게 아니라, ‘다시 시작하는 힘’을 만드는 게 먼저입니다. 직업은 그다음입니다.
<도움 요청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>
‘죽고 싶다’는 말, 그냥 넘기지 않겠습니다. 그런 감정이 드는 건, 진짜로 죽고 싶은 게 아니라 ‘지금의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’는 마음의 비명일 수 있습니다. 너무 무섭고 막막하니까요. 이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건 ‘혼자서 견디지 않기’입니다. 담임선생님, 상담교사, 청소년상담센터 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어른들에게 꼭 말해보세요. ‘조금이라도 마음을 덜어낼 곳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.
혹시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말 못 하겠다면, 24시간 무료로 운영되는 청소년 상담 번호가 있습니다.
→ 청소년전화 1388 (문자나 카카오톡 상담도 가능)
<마무리>
지금 질문자님이 느끼는 감정, 결코 헛된 게 아닙니다. 이 시기를 무사히 건너면 분명히 다른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거예요. 지금 가장 중요한 건 ‘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가보는 것’, 그리고 ‘혼자 견디지 않는 것’입니다.
살고 싶지 않다는 말보다는,
‘살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’를 천천히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.
그 출발이 오늘 이 질문이었다면, 정말 다행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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