중 2면 너무 늦었습니다
------------
질문동생이 야구선수가 되고 싶대요
비공개 조회수 8,641 작성일2016.07.07
안녕하세요. :)
동생이 야구선수가 너무 하고 싶다면서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
매일매일 야구보고, 야구 연습하고, 공만 던지고 야구 서적만 읽고
야구 이야기만 해서 이렇게 지식인에 글을 올리게 된 누나입니다.
동생은 지금 중학교 1학년이고요, 야구부가 없는 중학교에 재학중입니다.
사는 곳은 대구이고 제가 알기로 야구부 있는 중학교는 대구중, 상원중 정도로 알고 있어요. (상원중은 아닌가..?)
제가 봤을 때 동생이 우선 체력은 괜찮은 것 같고요. 체육에 소질도 있는 것 같아요.
매일 야구를 하자고 해서ㅎㅎ 제가 타석에서서 배트를 들고 동생 공을 보면 진짜 빨라요 100은 기본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. 재봤을때도 100 넘었고...
빠르고 제구도 잘됩니다. 투구폼은 반 정도 언더핸드 스타일...? 완전 언더는 아니고.
아무튼 야구에 소질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.
저는 꿈을 너무 늦게 찾아서 꿈을 이루지 못한 케이스라 동생 꿈이 이루어지는 걸 너무 보고싶은데요.
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. 특히 야구나 축구같은 스포츠 종목은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알고있는데. 동생 나이로 지금 너무 늦은 게 아닐까요?
지금부터라도 하면 할 수 있을까요?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요?
(이건 여담이지만, 동생은 키 165 정도에 몸무게는 58? 정도 되는 것 같아요.
성장판 검사했을때 미래 키는 187 나왔고요. 체격 조건으로 불리할 건 없어보여요 딱히)
-----------
2016.07.07. 13:58
누나가 동생 생각해서 지식인에 질문 올리는 뜻이 갸륵하네요.근데 긍정적인 답을 할
수가 없어서 미안하네요.중 1이면 늦었습니다.보통 3-4학년에 시작하고 요즘은 그보다
더 일찍 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.야구가 비인기 종목이라면 늦게 시작해도 되는데요.
인기 종목은 일찍 시작하는 선수들이 아주 많아서 경쟁력에서 뒤지고 시작하는게 됩니다.
거기에다 야구를 하는 학생은 부모 중 1명은 늘 따라다니다시피 해야 됩니다.학부모
두 분이 모두 바빠서 시간 낼 틈이 없는 분은 야구를 안 시키는게 좋습니다.이 조건이
안 되면 여러 가지 불리함에서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.부모가 야구부의 여러 자질구레한
일을 곁에서 처리해주는 역할을 하면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되죠.
부모가 야구부에 적극적인 학생과 아닌 학생 사이에는 감독의 시선이 다를 수 밖에
없습니다.야구부 학생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구요.야구를 혼자 엄청나게 잘하는 선수
라면 부모가 바빠서 못 찾아오든 뭐하든 성공 가능한데요.비슷비슷한 실력이면 당연
히 야구부 일을 잘 처리해주는 부모가 있는 학생을 주전으로 쓰겠죠.
경제적인 일이든,훈련하다 선수가 다쳤으면 병원에 빨리 데려다준다든지,평소에 학생
들 간식을 잘 마련해 준다든지 학생에게 붙어있는 학부모가 고마운게 당연하거든요.
중 1이면 보통 야구를 시작하는 남보다 3-5년 정도 늦게 시작하는 것이죠.절대 시작하면
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늦어서 프로 야구 선수될 가능성에선 일단 뒤지고 시작하는
겁니다.
고 2 정도면 이미 스카우트들이 데려갈 선수를 다 정해둔 상태가 되거든요.초 3에 시작
한 선수는 이때가 야구를 시작해 9년이 된 시기입니다.중 1에 시작하면 5년이 됩니다.야
구를 9년 한 선수와 5년 한 선수는 기량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.천재적인 능력이 있
으면야 저 기간을 돌파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노력으로 운동을 한 선수라면 4년은 뛰어
넘기 힘든 시간이죠.
저런 불리한 여건을 알고도 죽어도 야구를 하고 싶다면 꼭 해야겠지만요.그게 아니라면
그냥 공부를 하는게 낫죠.야구는 사회인 야구나 취미로 하는 방법이 많거든요.프로 야구
선수로 성공할 가능성도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구요.안 그래도 높지 않은 가능성에 늦게
시작하는 불리함까지 더해서 굳이 할 필요가 없죠.체육 특기자로 가는 야구부가 아닌 취
미로 하는 야구부 동아리에 들어서 하는게 딱 좋습니다.
대구에 야구부 있는 중학은 경복 경상 경운 대구가 있는데요.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지원이
가능하고 야구에서 실패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의 경제력을 뒷받침해 줄 수
있다면 늦게 해도 됩니다.그게 아니라면 야구 선수는 포기하는게 좋죠.늦게 시작해서 야구
선수도 실패하고 공부도 못 따라가고 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.
------
과거 프로야구 초창기엔 늦게 시작한 선수도 꽤 있긴 했는데요.갈수록 빨리 야구 시작하는
선수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. 1980년대 선수 중 한 명인 정삼흠 선수는 아주 늦게
고교에서 시작하기까지 했습니다.하지만 요즘은 야구의 인기가 아주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
점점 어려서 시작합니다.
1990년대에 mlb에 간 박찬호와 김병현은 초4에 시작했습니다.2016년 올해 mlb로 간
박병호가 초1,김현수가 초2에 시작했습니다.요즘은 웬만하면 초3에 시작한 선수도
빨리 시작했다는 소리를 못 들을 정도로 바꼈단 말이죠.중학에 시작해 프로 스타가 된
선수는 어느 분에게 물어도 10명도 못 댈 겁니다.
하지만 초등학교에 시작,그것도 초등학교 저학년에 시작한 선수는 셀 수도 없이 많습
니다.그러니 과거에 늦게 시작하는 것보다 2016년 현재 늦게 시작하는 건 아주 늦게
시작하는 것이라 성공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단 말입니다.
야구를 시키려는 학부모나 어른들은 아래 퓨처스(=2군) 경기 구장에도 한 번 가보시길
권합니다.여기 퓨처스에도 못 들어가서 들어가고 싶어하는 고교,대학 졸업 선수들이
많죠.하지만 여기 선수들은 아주 드물게 1군에 올라갑니다. 대부분 낮 1시나 오전 11시에
시작하는 경기를 뛰는데요.
땡볕에 날마다 경기를 하는 이 선수들이 연봉이 얼마나 적은지도 한 번 보시고 자녀와
논의도 해 보세요.초등 1-3학년이나 그보다 더 어리다면 얼마든지 야구를 시켜봐도 됩
니다.집이 가난하 건 말 건 이땐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.했다가 잘하면 계속 시키면 되구요.
못하거나,하기 싫다고 해도 어릴 때 포기를 하면 공부로 금방 다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.
그래서 어려서 시키는 건 얼마든지 좋은데 늦게 시작하는 건 인생에서 아주 큰 의미이니
신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.
--------
퓨처스 일정
http://www.koreabaseball.com/Futures/Schedule/GameList.aspx
----
2016.07.10.
채택
질문자가 채택한 답변입니다.